Gong Hyo-jin Discusses Her Role in 'Gyeongju Journey'

by Choi Songhee Posted : August 23, 2026, 15:32Updated : August 23, 2026, 15:32
배우 공효진이 대체 불가한 생활 연기로 또 한 번 공감의 영역을 넓혔다.

영화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8년의 기다림 끝에 '죽이는' 여행을 떠난 네 모녀의 가족 복수극이다. 극 중 공효진이 연기한 '장주'는 일찌감치 가업을 돕고 동생들을 건사해 온 든든한 첫째다. 맏딸의 고단함과 애틋함을 능수능란하게 그려낸 공효진은 치열한 서사 안에서 단단한 안정감을 부여했다.

"글에서부터 감독님의 색깔이 확실히 있었어요. 예를 들면 경주가 엄마에게 오기 전에 구렁이 꿈을 꿨다는 장면 같은 상징적인 신들이 있었죠. 그런 것들이 흐름에 맞게 간단해지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그런 느낌은 있었어요. 봉고차 한쪽 라이트가 나가 있고 청테이프가 붙어 있는 디테일도 글보다 영상으로 봤을 때 감독님의 연출 색깔이 곳곳에 묻어 있다고 느꼈고요. 처음부터 '단짠'의 맛이 있어야 이 영화가 재미있고 매력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슬픈 장면만 이어지면 보기 힘들잖아요. 그런데 짠할 만하면 갑자기 웃기고, '조금만 울게 놔두지' 싶은데 또 웃기고 그래요. 그런 변주가 걱정되기도 했는데 충분히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흐름이라고 생각했어요."

공효진이 빚어낸 장주는 네 모녀 중 가장 현실적인 무게를 짊어진 인물이다. 복수라는 비일상적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엄마 '옥실'(이정은 분)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묵묵히 뒷받침하면서도 남겨진 자신의 남편과 딸을 떠올리며 끊임없이 현실 감각을 환기한다. 맹목적인 복수와 지켜야 할 일상 사이에서 진동하는 장주의 내면은 극이 진행될수록 서사에 현실적인 딜레마를 부여한다.

"감독님이 장주는 자매들의 사이드가 아니라 엄마 사이드였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이 일을 끌고 가는 데 힘을 보태는 사람, 엄마가 하고 싶은 것을 풀어주고 싶어 하는 사람인 거죠. '엄마, 하고 싶은 거 해'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장주는 '나도 엄마고, 내 딸도 있고, 내가 문제가 생기면 얘는 어떡하지' 하는 각성을 하게 돼요. 딸로 가다가 엄마가 되는 지점에서 반전이 시작된 것 같아요."

전형적인 장르물의 문법을 영리하게 비튼 이 작품의 또 다른 성취는 단단한 여성 서사에 있다. 주로 남성 배우들의 몫이었던 누아르 장르의 기능적 역할들을 여성 캐릭터들이 꿰차며 신선한 쾌감을 안긴다. 여기에 삶과 죽음이 기묘하게 혼재된 공간 '경주'의 풍광이 더해지며 영화만의 독특한 매력이 완성됐다.

"이야기 자체가 모녀 이야기인데 영화를 보면서 새롭게 느낀 건 형사나 필례 같은 역할도 기존 누아르에서 남자들이 맡아온 역할을 여자가 새롭게 선보였다는 점이었어요. 찍을 때는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는데 완성본을 보면서 '아, 그랬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에 감독님의 색이 많이 묻어 있고 그걸 잘 지켜내고 담아낸 게 기뻤어요."

성별의 한계나 전형성에 갇히지 않은 대본의 힘은 공효진이 이 작품을 주저 없이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공효진은 특유의 강단 있는 리더십과 유머 감각을 갖춘 김미조 감독의 매력이 글에도 잘 묻어나 있었다고 거들었다.

"이 영화의 매력을 세 가지로 꼽자면, 우선 '경주'를 새롭게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어릴 때 이후로 처음 가본 경주는 집보다 무덤이 더 많고, 일상적인 풍경 곁에 무덤이 놓인 모습이 무척 새롭게 다가왔거든요. 두 번째는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단짠'의 맛, 마지막은 누구나 끔찍한 사건을 접하며 '내 일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 상상해 봤을 감정을 아주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이에요. 그 쫄깃함을 따라가는 재미가 분명할 겁니다."

데뷔 이래 공효진의 이름 앞에는 늘 '대체 불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어떤 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땅에 발을 단단히 붙이고 있는 듯한 고유의 '자연스러움'은 관객이 그의 캐릭터를 무장해제된 채 믿게 만드는 강력한 설득력이다. 하지만 필모그래피가 쌓일수록 공효진은 개인의 타당성보다 작품 전체의 호흡과 리듬을 관장하는 데 시선을 옮겨왔다고 말했다.

"제가 특별히 지닌 '설득력이 뭘까' 생각해 봤는데 '자연스러움' 아닐까 싶어요. 대사를 자연스럽게 하는 걸 시작부터 잘해왔던 것 같은데 초반에 김태용 감독님, 민규동 감독님처럼 저를 저로서 장점으로 봐주신 감독님들을 만난 게 큰 행운이었어요. 그래서 카메라 앞에서 겁 없이 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더 거슬러 올라가면 어릴 때 구연동화 테이프를 많이 들었어요. 부모님이 자유롭게 키워주신 것도 영향을 준 것 같고요. 예전에는 제 캐릭터를 사람들이 이해하고 응원해 주고, 제가 한 연기가 맞게 전달되는 게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달라졌어요. 이제는 극의 흐름에서 내가 무엇을 숨기고 무엇을 부각해야 관객들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캐릭터에 정답을 내리지 않고, 나중에 이해되더라도 지금은 관객이 지루하지 않게 따라오게 만드는 책임감이 더 커졌어요."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4'가 각각 700만과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거센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압도적인 스케일의 대작들이 쏟아지는 극장가에서 '경주기행'이 마주한 현실적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공효진은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고래 싸움이니까 부담도 있죠. 그런데 그게 오히려 우리에게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상영관 수나 점유율 같은 것들이 중요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잖아요. 결국 관객 마음에 들어야 하고, 입소문이 나야 해요. 좋은 영화는 결국 그렇게 힘을 받는 순간이 있잖아요. 좋은 작품을 두고 개봉을 기다리는 배우들은 무엇이 우리에게 힘을 몰아줄지 장담할 수 없어요. 실망도 있고 낙담도 있고,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하기도 하죠. 이번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혼자가 아니라 네다섯 명이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안 되면 같이 안 되고, 잘 되면 배로 더 기쁘게 잘 되는 거니까요. 이 시간들을 잘 기억해 보려고 합니다.




* This article has been translated by AI.